영국 잉글랜드 남서부에 위치한 버스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유명한 온천 도시로, 현재는 조지안 건축과 역사적 유산이 어우러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입니다. 유럽 귀족들이 찾던 휴양지의 면모를 그대로 유지한 이 도시는, 온천욕은 물론, 고풍스러운 거리 풍경, 예술과 문학이 살아 숨 쉬는 문화까지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버스의 역사, 문화적 특징, 현지 음식을 중심으로 상세히 안내합니다.
1. 버스의 역사: 로마의 유산에서 조지안의 품격까지
버스는 고대 로마 시대에 '아쿠아 술리스(Aqua Sulis)'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당시 로마인들은 이 지역의 천연 온천수에 매료되어 사원을 짓고 목욕탕을 조성했습니다. 로마 목욕탕(Roman Baths)은 오늘날에도 그 흔적이 완벽하게 남아 있어, 버스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 중 하나입니다. 온천은 치료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며, 영국 전역에서 환자와 귀족들이 모여드는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중세 이후에도 버스는 종교적, 정치적으로 중요한 도시였으며, 18세기 조지 왕조 시대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조지안 시대의 도시 개발이 시작되면서 버스는 고급 휴양지로 탈바꿈했습니다. 이 시기의 건축물들은 대칭적이고 우아한 디자인이 특징이며, 대표적으로 로열 크레센트(Royal Crescent)와 서커스(The Circus)가 있습니다. 이 건물들은 현재도 호텔, 박물관, 주거지 등으로 활용되며, 도시 전체를 하나의 박물관처럼 느끼게 합니다.
버스는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고, 오늘날에도 과거와 현대가 어우러지는 역사 도시로서의 위상을 자랑합니다.
2. 버스의 문화: 예술, 건축, 그리고 문학의 도시
버스는 영국 내에서 가장 예술적 감성이 짙은 도시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도시를 가득 채운 조지안 양식의 건물들입니다. 부드러운 황토색 석재(Bath Stone)로 지어진 이 건물들은 도시 전역에 통일감을 부여하며, 거리마다 고풍스러운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버스 수도원(Bath Abbey)은 웅장한 고딕 양식으로, 7세기부터 이어진 유서 깊은 종교 건축물입니다. 수도원 내부에서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와 합창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리며, 여행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버스는 또한 영국의 대표 작가 제인 오스틴(Jane Austen)과 깊은 연관이 있는 도시입니다. 제인 오스틴은 1801년부터 1806년까지 이곳에 거주하며 『노생거 사원』, 『설득』 등의 작품에 버스의 생활상을 반영했습니다. 현재는 제인 오스틴 센터가 운영 중이며, 당시의 복식과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문화행사 또한 풍성합니다. 매년 가을이면 ‘버스 국제 문학 페스티벌(Bath Literature Festival)’과 ‘버스 음악 축제’가 열리며, 클래식부터 재즈,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3. 버스의 음식: 온천수와 함께하는 품격 있는 영국식 식사
버스의 음식 문화는 전통적인 영국 요리에 도시 특유의 세련미가 더해진 형태입니다. 먼저, 버스의 이름을 딴 유명한 간식인 서리 번(Bath Bun)이 있습니다. 이는 밀가루 반죽에 설탕과 건포도를 넣고 구운 달콤한 빵으로, 18세기부터 이어진 전통 간식입니다. 특히 버스 내 오래된 찻집에서 제공되는 서리 번과 홍차의 조합은 클래식한 애프터눈 티를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또 다른 명물은 버스 치즈(Bath Soft Cheese)입니다. 부드럽고 크리미한 질감의 이 치즈는 지역 유기농 목장에서 생산되며, 수공으로 만들어진 깊은 풍미가 특징입니다. 현지의 와인 또는 에일과 함께 즐기면 그 맛이 더욱 풍부해집니다.
온천도시답게, ‘펌프 룸(Pump Room)’에서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곳은 로마 욕장 옆에 위치한 역사적인 레스토랑으로, 18세기 귀족들이 모여 온천수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던 장소입니다. 현재도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직접 온천수를 음용할 수 있으며, 과거의 전통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온천수는 미네랄이 풍부하여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으나, 다소 독특한 맛이므로 시음 전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버스는 그저 온천이 있는 도시가 아닙니다. 로마 시대의 유산과 조지안 시대의 건축, 제인 오스틴의 문학과 현대의 문화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살아있는 역사 공간입니다.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수세기의 시간을 오가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으며, 현지 음식과 따뜻한 온천으로 여행의 피로도 함께 녹일 수 있습니다. 영국 여행에서 예술, 역사, 휴식 세 가지를 모두 경험하고 싶다면, 버스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